양자 얽힘과 인간관계 - 보이지 않는 연결성

서론

모든 물질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고, 그 근본에는 확률의 세계가 있다.
양자역학의 대표 개념 중 하나인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ing) 은
이 확률적 세계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다.
양자 터널링이란, 입자가 에너지 장벽을 넘지 못할 것처럼 보여도
‘확률적으로’ 그 장벽을 통과해 버리는 현상이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현상은
현대 물리학뿐 아니라 생명 현상의 근본 메커니즘에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
세포가 에너지를 교환하고, DNA가 복제되고,
심지어 인간의 의식이 지속되는 과정에서도
양자 터널링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즉, 생명의 지속성은 단순한 화학 반응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양자 수준의 ‘통과’와 ‘유지’의 예술이다.

 

본론

양자 터널링의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입자는 파동의 성질을 가지며,
에너지 장벽이 높더라도 파동의 일부는 그 장벽을 넘어 확률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이 현상은 전자 이동, 핵융합, 반도체 작동의 기초가 된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이 같은 현상이 세포 내부의 반응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화학생물학 연구팀은
효소 반응 속도를 분석하던 중,
수소 원자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 지점을 통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현상은 고전적인 열역학으로는 설명되지 않았고,
오직 양자 터널링으로만 해석이 가능했다.
즉, 생명 활동의 일부는 양자 확률에 의해 지속되는 과정인 것이다.

 

DNA 복제 또한 마찬가지다.
복제 과정 중 염기쌍이 정확히 맞아야 하지만,
때때로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한다.
그런데 일부 오류는 생명 유지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한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DNA의 염기쌍 사이에서 양자 터널링을 통해 수소 결합이 순간적으로 이동하며
돌연변이의 확률을 조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생명은 단순히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 변화와 지속 사이의 균형 위에서 존재한다는 의미다.

 

양자 터널링은 세포의 에너지 생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는 전자전달계가 작동하며
ATP라는 생명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때 전자가 장벽을 넘어 이동할 때
터널링이 일어나야만 반응이 진행된다.
즉, 세포의 생존 자체가 양자 터널링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인간의 의식 지속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
뉴질랜드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와 스튜어트 해머로프는
“양자 의식 이론(Orch-OR Theory)”을 제시하며,
신경세포 내 미세소관에서 양자 터널링이 발생해
의식의 순간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전기적 신호가 아니라
양자적 ‘확률의 점프’가 의식의 스파크를 만든다는 새로운 해석이었다.

 

이 원리를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매 순간 에너지 장벽을 넘어 ‘존재’를 지속하는 존재다.
심장이 멈추지 않고, 세포가 분열을 계속하며,
의식이 깨어 있는 이유는
매순간 일어나는 미세한 터널링의 연속이다.
즉, 생명은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장벽을 넘는 확률적 도전의 결과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의지’와 ‘생명력’ 또한
물리적 현실을 넘어서려는 양자적 본성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결론

양자 터널링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생명과 의식이 지속되는 근본 원리다.
세포의 에너지 교환, DNA 복제, 신경 활동 모두
확률적 ‘통과’에 의해 유지된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끊임없이 장벽을 넘어서는 미세한 도약이 반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결국 인간의 존재 자체가
“멈추지 않는 확률의 진동” 위에 세워져 있음을 보여준다.
삶이 불확실해 보여도,
그 불확실성 덕분에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